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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보면 늘어요. 계속 다녀보려고 한다고 했던 것이 민망하게도 요가를 자주 빠졌다. 지난 화요일과 그전 목요일을 연속으로 빠지고 오늘 요가를 갔더니 선생님이 우릴 보자마자 왜 안 나오셨냐고 물으셨다. 목요일에는 아파트에 야시장이 서서 노느라고 안 간 거지만 화요일에는 정혈이 시작되어서 아파서 못 갔기 때문에 뭉뚱그려서 정혈 때문이라고 했더니 걱정해 주셨다...ㅎㅎ 선생님 거짓말은 아니에요.(죄송해요.) 요가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선생님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게 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이 수업이 어떠냐고 물으셨고, 우리는 너무 재미있다고 그런데 여기가 아프고 저기가 아프고 이 동작이 잘 안 되고 어쩌고 하면서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그래도 너무 잘하신다고, 계속하면 된다며, 하다 보면 늘어요.라고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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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학생이 되어보기 다시 대학생이 되어보려고 한다. 지금은 내 인생의 호시절이기 때문이고, 나는 방송대 등록금을 낼 만한 형편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공부를 해볼까 고민하다가 문화교양학과에 지원하기로 했다. 나는 전문대학의 사회복지과를 나왔는데, 졸업하고 나서도 사회복지 계열의 직업을 가진 적은 없었다. 학교를 다니는 중에는 학과와 안 맞는다는 생각은 없었지만(성적도 좋았다.) 막상 졸업하고 실제로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을 알게 되니 그런 일은 내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함께 보육 자격증도 가지고 있으니, 이거라도 살려보자 하고 어린이집에 2년간 근무했었다. 하지만 그 일을 하며 7kg이 빠졌다. 나는 원래도 어렸을 때부터 저체중이었는데 취업하기 직전 가장 살이 올라서 드디어 정상 체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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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펀 - 캐서린 프라이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 읽고 싶었던 책이나 들어 본 책이 아닌 경우에는 책등이나 제목이 흥미로운 것을 고른다. 그리고 흥미로운 책을 꺼내서 우선 책 뒷표지를 읽어 본다. 뭔가 구미가 당기면 책장을 후루룩 넘겨보며 훑는다. 이 책도 일단 제목이 궁금해서 꺼내보았고 내용이 딱 내가 요즈음 많이 생각하는 집중력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 대출을 하게 되었다. 왜인지 집중력이 최고 상태일 때 읽어야만 할 것 같아서(집중력에 관한 이야기니까..) 음악이 나오는 카페나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외부에서는 안 읽게 되었고, 그래서 손이 잘 안 가게 됐다. 결국 반납하고 다시 빌리기를 반복하며 두 달 만에 다 읽었다.(실제로 읽는 데 걸린 시간은 하루였다,,)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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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색연필 컬러링 나는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찰흙을 만지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종이접기를 하거나 아무튼 수공예를 즐긴다. 예전에, 어린이집에서 일할 때 진짜 제발 그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만들기를 하고 나서 한동안 손으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하고 살았는데, 최근에 다시 손을 꼼지락대고 싶어졌다. 책상 위치도 바꿔서 이제 밝은 거실에 있을 수 있게 되었고, 그러면서 책상 정리도 다시 하고 나니까 깨끗해진 책상에서 하고 싶은 게 생긴 것 같다. 처음에는 뭘 할지 고민하다가 학습지를 해볼까, 했다. 나에게 루틴이 필요한 것 같았다. 외국어를 꼭 배우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성인 학습지 중에 외국어 공부가 아닌 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알아보니 성인 학습지가 되게 비싸더라.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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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요가의 세계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는 공휴일만 아니면 요가를 하러 간다. 혼자서는 도저히 시간 지켜 하기가 어려워서 동네 스포츠 센터에서 하는 단체 요가 강습을 등록해서 다니고 있다. 저녁 8시부터 8시 50분까지 50분간 수업을 하고 걸어가는 데 편도 35~45분이 걸린다. 일단 가면 잘 할 거란 걸, 좋을 거란 걸 알면서도 요가를 가려고 집을 나서기까지가 늘 즐겁지는 않다.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더욱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은데, 그럴 때일수록 요가를 다녀와야 몸이 풀린다는 걸 역시나 알고 있기에 꾸역꾸역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가고는 한다. 하지만 역시 센터에 도착해서 겉옷을 걸어놓고 요가 매트를 깔아 그 위에 앉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모든 바깥세상의 번뇌와는 이별한 듯한 상태가 된다. 조용하게 흘러나오는 잔잔..